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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의 구구단 요즘 손녀는 구구단을 외우고 있다. 외국에서 국제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교육방식이 한국과는 제법 다르다. 암기보다는 개념을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수업이라 장점도 많지만, 한국의 선행학습에 익숙한 내 눈에는 조금 더디게 느껴질 때도 있다.손녀는 토요 한글학교에 다니고, 집에서도 거의 한국말을 사용해서인지 한글은 아주 잘한다.하지만 산수가 걱정되었는지 딸은 며칠 전 문방구에서 구구단표를 사 와 거실 벽에 붙여 놓았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30여 년 전 초보 엄마였던 시절이 떠올랐다. 전후 세대였던 우리는 누가 시켜주지 않아도 스스로 해내야 했다. 갱지로 된 노트에 직접 적어가며 외웠다. 접어서 들고 다니며 외우다 보면 접힌 모서리가 너덜너덜해져 있기도 했지.세월이 흘러 내 아이를 키울 때는 문방.. 2026. 7. 28.
이사 준비, 비움에서 시작되다 8년 만의 이사.친구들은 저를 '정리의 달인'이라고 부르지만, 막상 이삿짐을 싸다 보니 이렇게많은 물건을 가지고 살았나 싶어 저 스스로도 놀랐습니다.가장 먼저 중요한 서류, 문서, 몇 안 되는 예물, 악기들, 아이들의 저금통을 정리했습니다.그다음은 옷장, 책장, 그릇, 앞 베란다, 뒷 베란다, 찻장과 더불어 잡동사니들.마지막으로 촌집으로 가져갈 것들. 아무리 포장이사라지만 집주인으로서 직접 확인해야 할 물건은 많았습니다. 어제는 1박2일로 여행을 떠나는 딸가족을 배웅한 뒤 안방 옷장을 정리했습니다.하나하나 손에 들고 이유를 붙이다 보면 버릴 물건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조금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답이 보였습니다. 망설임을 지우고 필요한 분들에게 도네이션 .. 2026. 7. 24.
오늘은 참 감사한 날입니다 오늘 제 큰사위가 제 모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북미의 세계적인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최우수 성적으로 마치고, 현재는 홍콩의 명문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는 큰사위는 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그런데 오늘은 더욱 특별했습니다.장모의 모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누구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학교를 위해 준비하고, 연구하고, 강의를 해 주었습니다. 자신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제 모교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행동으로 보여준 것입니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얼마나 고맙고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한 사람의 연구와 교육은 한 학교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기도합니다.'자신의 명예를 위한 연구가.. 2026. 7. 20.
AI 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의 작은 두려움 요즘은 "휴대폰 하나면 다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은행 업무도, 병원 예약도, 기차표 예매도, 길 찾기도, 사진도, 추억도 모두 손바닥만 한 휴대폰 안에 들어 있다. 편리한 세상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그 편리함만큼 두려움도 함께 커진다. 혹시라도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내 사진, 연락처, 은행 정보, 각종 비밀번호까지 모두 그 안에 있다.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더 어려운 것은 휴대폰 기능이다. 유튜브를 보면 배터리를 오래 쓰는 방법, 불필요한 앱을 지우는 방법, 최적화하는 방법 등 수많은 영상이 올라온다. 따라 해 보지만 버튼 하나를 잘못 누를까 봐 조마조마하다. 조금만 실수해도 중요한 기.. 2026. 7. 17.
이삿짐 견적을 4군데 받고 결국 이 업체를 택한 이유 8년 만의 이사를 앞두고 이삿짐 업체 네 곳에서 견적을 받았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업체인데도 첫인상과 상담 방식은 참 달랐습니다. 첫 번째 업체는 전화를 받자마자 "손 없는 날이라 비용이 많이 나옵니다."라는 말부터 했습니다. 물론 사실일 수는 있지만, 집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 이야기부터 꺼내는 말투는고객의 마음을 조금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업체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정리가 잘된 집은 짐이 많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칭찬인지 아닌지 모를 한마디였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썩 기분 좋은 시작은 아니었습니다. 세 번째 업체는 견적 금액이 너무 높았습니다. 비교할 여지조차 없을 만큼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 업체는 달랐습니다. 먼저 현재 집의 짐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 2026. 7. 14.
휴지 1인분의 배려 어제는 오랜 친구들과의 반가운 모임이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모임 이름은 친구 남편의 성함을 따서 만든 **'ㅇㅇ당'**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거창한 모임 같지만 정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저 친구들이 함께 밥을 먹고 웃고 이야기하는 소중한 식사 모임입니다. 더 감사한 것은 친구의 남편입니다. "모임은 오래오래 계속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신용카드를 건네주시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디저트까지 먹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그분을 정겹게 성함을 앞에 붙여 **ㅇㅇ당수님**이라고 부릅니다. 그 호칭에는 고마움과 존경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어제도 식사를 마친 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예순 해가 넘는 우정이니 이야기가 끊길 리 없습니다. 웃음꽃이 .. 2026.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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