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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생인가... 푸른 매실을 한 알 한 알 씻어 담아 물기를 말린다.칼끝으로 반을 가르듯이 조각조각 떼어내 단단한 씨를 분리하고, 설탕을 반만 뿌려 섞는다.하루 밤 재워 물기를 뺀다. 그런 다음 과즙 설탕물 반쯤과 소금, 나머지 설탕을 위에 뿌려 덮어준다.3일쯤 지나 뚜껑을 열어 설앙이 녹게 저어주고 다시 뚜껑을 덮어 5~7 개월쯤 숙성시키면 아주 맛난 장아찌로 된다.손은 바쁘고 허리는 아프지만 올여름 아이들이 와서 "엄마~ 매실장아찌 더 없어요?"하며 맛있게 먹을 모습을 생각하면 절로 웃슴이 난다. 그러다가 방심한 순간.칼날이 손가락을 스친다.따끔한 통증. 붉게 흘러내리는 피.순간 인상을 찌푸리다가 문득 웃슴이 난다."그래, 이것이 인생이지."기쁜 일만 잇는 것도 아니고,아픈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다.매실 향기 가득한.. 2026. 6. 2.
바다가 열리던 날 가덕도 눌차마을.2년동안 손길이 닿지 않은 매실밭은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우거져 있었다.가시는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잡목은 발길을 막아섰다."괜히 왔나..."숨이 차오를 즈음 후회가 먼저 고개를 들었다그런데 신기하게도 몇 걸음만 더 올라가니 세상이 갑자기 열렸다. 눈앞에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잔잔한 물결은 햇살을 머금고 반짝였고, 수평선은 하늘과 맞닿아 있엇다.불과 5분 전까지의 투덜거림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인생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힘들다고, 포기하고 싶다고,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다.하지만 조금만 더 걸어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우리 앞에 펼쳐질 때가 있다.그래서 오늘도 믿어 본다.가시에 긁힌 상처보다 언덕 너머에 만날 바다가 더 크다는 것을. 2026년 5월,.. 2026. 5. 31.
정오가 가까운 늦은 한국식 브런치 지난밤은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밤새도록 목감기로 뒤척이며 지새운 몸이 아침에 눈을 뜨니 오전 10시가 넘어가는 것이었다.천천히 밥상을 차려본다.목에 뜨끈한 국물로 적셔야 좀 나을 것 같아서 된장국을 끓여야 했다.어제 친구가 농사지어 가져 온 상추를 데쳐 반은 나물로, 반은 시래깃국처럼 만들었다.살짝 데친 상추를 올리브유에 볶고 홍콩식 마늘라유를 몇 방울 떨어뜨렸다.상추된장국은 생각보다 쓴맛이 강했다.그런데 상추는 쓴맛이 본래 있기도 하지만 오늘은 내 입맛 탓인지 더욱 쓴 것 같다.상추 속의 락투카리움과 그 안에 들어있는 락투신, 락투코피크린 같은 신경 안정, 진정, 식욕조절처럼쓴맛의 천연 성분인 줄 알지만 억지로 넘기는 상추된장국은 더 강하게 다가왔다.다음에는 감자를 좀 넣든지 들깨가루를 넣든.. 2026. 5. 29.
바위를 뚫고 나온 소나무를 보며... 며칠 전 친구네 동네 산책길에서 만난 소나무는 내 마음을 깊이 파고드는 아리고 아린 모습이었습니다.단단한 바위는 끝내 길을 내주려 하지 않았지만 소나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비바람을 맞고,뜨거운 여름과 차가운 겨울을 견디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마침내 바위를 가르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삶이 때로는 거대한 바위처럼 앞을 막고,사람의 마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하지만결국 살아내는 사람은소리 없이 버텨낸 사람이라는 것을저 소나무가 말해주는 듯합니다.특히 갈라진 바위 틈 사이로굽은 몸을 세우고 서 있는 모습은“나는 쓰러지지 않는다”는묵묵한 선언처럼 느껴집니다.그래서인지 이 풍경은 아름답다기보다먼저 가슴이 먹먹해집니다.그리고 문득 깨닫게 됩니다.강한 것은단단한 바위가 아니라,끝까지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나무였다는 .. 2026. 5. 27.
혼자 즐기는 커피 타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 날씨처럼 연그레이로 마음이 착 가라앉는 날에는 가끔씩 당기는 것이 바로 커피.그럴 때는 조용히 원두를 갈아 핸드 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마신다.정신적으로 좀 단순하게 살고 싶은 것이 요즘의 개인적인 소망인데... 현실은 참으로 그냥 놔 두지를 않으니...그래도 스스로 단순해지고 싶어 느린 일상 중에 하나의 코스로 원두를 계량하고, 시간 안에 갈아서 원하는 양의 물을 끓여 아주 세밀하게 향을 맡으며 나만의 의식을 치뤄 보기도 한다.이번에 구입한 원두는 Ethiopia Gedeb Halo Berity Slow Dry Natural이라는 긴 이름의 고급으로 몇 번 방문 후 구한 것이다. 산지: 해발 2,200 m지역: Halo Berity, Gedeb종류: 741.. 2026. 5. 23.
영화에서 클래식, 전원으로의 준비( 프롤로그 ) 1. 복귀난 72세 할머니다.티스토리를 개설하고 1년을 넘게 쉬었다가 복귀.주위에 친구들은 평생직장에 몸 담았거나 치열하게 살아온 경우가 많다.이젠 연금으로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거나, 황혼 육아를 하며 자식들을 돕기도 하고 있다. 나처럼 반갑지 않은 ' 암'이라는 친구가 불쑥 찾아와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2년 전 부터는 친구 두 명이 하늘나라로 가기 시작하기도 했다.이 시점에 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훨씬 적은 시점이지만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늘 생각하던 차에 뜻하지 않게 전원으로 가야 할 일이 주어졌다.약간의 두려움도 없지않아 있기도 하지만 10여 년 살았던 집이라 그냥 편한 마음으로 시작을 앞두고 있다.나이가 깡패라는 말도 있듯이 이 나이에 귀신하고도 맞짱 뜰 배짱과 기세로... 2026.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