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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 1인분의 배려

by moneysan-1 2026. 7. 11.

어제는 오랜 친구들과의 반가운 모임이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모임 이름은 친구 남편의 성함을 따서 만든 **'ㅇㅇ당'**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거창한 모임 같지만 정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저 친구들이 함께 밥을 먹고 웃고 이야기하는 소중한 식사 모임입니다.

더 감사한 것은 친구의 남편입니다.

 "모임은 오래오래 계속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신용카드를 건네주시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디저트까지 먹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그분을 정겹게 성함을 앞에 붙여 **ㅇㅇ당수님**이라고 부릅니다. 

그 호칭에는 고마움과 존경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어제도 식사를 마친 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예순 해가 넘는 우정이니 이야기가 끊길 리 없습니다.

 웃음꽃이 피고 추억꽃이 피며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급히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난감하게도 휴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순간 당황했지만 고개를 드는 순간, 휴지걸이 위에 가지런히 접힌 휴지 한 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앞에 다녀간 친구가 휴지가 없는 것을 보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휴지를 사용한 뒤 남은 것을 다음 사람을 위해 올려놓고 간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아마도 별일 아니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배려는 바로 뒤에 들어온 저에게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필요한 순간에 받은 도움은 그 크기와 상관없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거창한 선행만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휴지 한 장, 문을 잡아주는 손길 하나, 따뜻한 말 한마디 같은

 작은 배려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어제 저는 친구가 남겨 놓은 휴지 한 장에서 그 사람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혹시 다음 사람이 곤란할지도 모르니...'

그 짧은 생각이 저를 미소 짓게 했고, 세상은 아직도 이렇게 따뜻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습니다.

별것 아닌 일이라며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저에게는 결코 별것 아닌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은 이렇게 서로를 조금씩 배려하며 살아가는 존재인가 봅니다.

오늘 또 친구에게 한 가지 배웠습니다.

너무나 고운 마음의 친구와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도 살아갈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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