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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준비, 비움에서 시작되다 8년 만의 이사.친구들은 저를 '정리의 달인'이라고 부르지만, 막상 이삿짐을 싸다 보니 이렇게많은 물건을 가지고 살았나 싶어 저 스스로도 놀랐습니다.가장 먼저 중요한 서류, 문서, 몇 안 되는 예물, 악기들, 아이들의 저금통을 정리했습니다.그다음은 옷장, 책장, 그릇, 앞 베란다, 뒷 베란다, 찻장과 더불어 잡동사니들.마지막으로 촌집으로 가져갈 것들. 아무리 포장이사라지만 집주인으로서 직접 확인해야 할 물건은 많았습니다. 어제는 1박2일로 여행을 떠나는 딸가족을 배웅한 뒤 안방 옷장을 정리했습니다.하나하나 손에 들고 이유를 붙이다 보면 버릴 물건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조금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답이 보였습니다. 망설임을 지우고 필요한 분들에게 도네이션 .. 2026. 7. 24.
오늘은 참 감사한 날입니다 오늘 제 큰사위가 제 모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북미의 세계적인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최우수 성적으로 마치고, 현재는 홍콩의 명문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는 큰사위는 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그런데 오늘은 더욱 특별했습니다.장모의 모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누구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학교를 위해 준비하고, 연구하고, 강의를 해 주었습니다. 자신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제 모교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행동으로 보여준 것입니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얼마나 고맙고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한 사람의 연구와 교육은 한 학교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기도합니다.'자신의 명예를 위한 연구가.. 2026. 7. 20.
AI 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의 작은 두려움 요즘은 "휴대폰 하나면 다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은행 업무도, 병원 예약도, 기차표 예매도, 길 찾기도, 사진도, 추억도 모두 손바닥만 한 휴대폰 안에 들어 있다. 편리한 세상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그 편리함만큼 두려움도 함께 커진다. 혹시라도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내 사진, 연락처, 은행 정보, 각종 비밀번호까지 모두 그 안에 있다.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더 어려운 것은 휴대폰 기능이다. 유튜브를 보면 배터리를 오래 쓰는 방법, 불필요한 앱을 지우는 방법, 최적화하는 방법 등 수많은 영상이 올라온다. 따라 해 보지만 버튼 하나를 잘못 누를까 봐 조마조마하다. 조금만 실수해도 중요한 기.. 2026. 7. 17.
이삿짐 견적을 4군데 받고 결국 이 업체를 택한 이유 8년 만의 이사를 앞두고 이삿짐 업체 네 곳에서 견적을 받았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업체인데도 첫인상과 상담 방식은 참 달랐습니다. 첫 번째 업체는 전화를 받자마자 "손 없는 날이라 비용이 많이 나옵니다."라는 말부터 했습니다. 물론 사실일 수는 있지만, 집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 이야기부터 꺼내는 말투는고객의 마음을 조금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업체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정리가 잘된 집은 짐이 많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칭찬인지 아닌지 모를 한마디였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썩 기분 좋은 시작은 아니었습니다. 세 번째 업체는 견적 금액이 너무 높았습니다. 비교할 여지조차 없을 만큼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 업체는 달랐습니다. 먼저 현재 집의 짐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 2026. 7. 14.
휴지 1인분의 배려 어제는 오랜 친구들과의 반가운 모임이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모임 이름은 친구 남편의 성함을 따서 만든 **'ㅇㅇ당'**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거창한 모임 같지만 정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저 친구들이 함께 밥을 먹고 웃고 이야기하는 소중한 식사 모임입니다. 더 감사한 것은 친구의 남편입니다. "모임은 오래오래 계속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신용카드를 건네주시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디저트까지 먹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그분을 정겹게 성함을 앞에 붙여 **ㅇㅇ당수님**이라고 부릅니다. 그 호칭에는 고마움과 존경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어제도 식사를 마친 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예순 해가 넘는 우정이니 이야기가 끊길 리 없습니다. 웃음꽃이 .. 2026. 7. 11.
부산, 클래식의 도시가 되다 며칠 사이 나는 평생 기억에 남을 음악의 시간을 선물 받았다.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연주회에서 이틀에 걸쳐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과말러의 교향곡 제3번 전곡을 들었다. 한때 부산은 '문화예술의 불모지'라는 말을 듣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표현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콘서트홀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무대 뒤를 가득 메운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이었다.세계 유수의 공연장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웅장한 모습은 연주가 시작되기 전부터관객의 마음을 압도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청중의 태도였다.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울 만큼 집중하는 관객들,마지막 음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박수를 아끼는 성숙한 모습에서 부산의 문화 수준이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느낄 수 있었.. 2026.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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