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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길에서

by moneysan-1 2026. 6. 9.

산책로 초입

 

늘 걷는 산책길에는 이름 모르는 식물들과  새들. 벌레. 들고양이들이 때로는 내 발길에 발 피기도 하고

생을 달리해 있기도 하고 화들짝 소스라치며 달아나기도 하고 그 소리에 내가 놀라기도 한다. 

그래도 무심한 듯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이라 별생각 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거라고...

그런데 오늘 만난 덩쿨식물들은 내가 가는 길을 가로막 듯 뻗어 나와 밟고 지나가기엔

일률적으로  이쁘게 한방향을 이루고 있었고, 어떤 줄기는 이미 다른 나무를 휘감고

무엇인가 성취한 양 허공을 향하는 것  모습이었다.

 

 

덩굴은 스스로 설 수 없기에 끊임없이 손을 뻗는다.

바람 속에서도, 그늘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방향을 찾는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꽃이 되기도 하고, 열매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숲을 이루기도 한다.

 

 

 

 

 

사람 또한 다르지 않다. 살아가는 동안 저마다의 지지대를 찾아 헤매고,

기댈 어깨와 잡아 줄 손을 만나며 성장한다.

 

누구에게는 가족이, 누구에게는 친구가, 음악이, 또 누구에게는 한 권의 책이 삶을 버티게 하는

생명줄이 된다.

산책길의 작은 덩쿨 하나가 말없이 가르쳐 준 것은, 홀로 서는  강함보다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지혜였는지도 모른다. 칠순을 넘기고 보니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나 보다.

 

 

 

예전에는 꽃만 보였는데, 이제는 꽃을 피우기 위해 어디론가 뻗어가는 줄기까지

보이고,예전에는 결과만 보였는데, 이제는 그 과정의 애씀과 기다림까지

보이게 되네.

 

그래서일까~

오늘 산책길에서 만난 덩굴은 어쩌면 이렇게 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방향을 잃지마라. 지금도 나는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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